EU 디자인 제도는 20여 년 만에 가장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하였습니다. 2025년 5월부터 2026년 7월까지 두 단계에 걸쳐 도입된 이번 개혁은 디지털 제품,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애니메이션, 3D 프린팅 기술, 활자체, 가상 상품 등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EU 디자인법을 현대화한 것입니다. 또한 이번 개혁은 디자인의 출원, 표현 및 권리 행사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절차적 변화도 함께 도입하였습니다.
디자인 보호에 의존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가치 있는 제품 디자인, 디지털 자산 및 브랜드 요소가 지속적으로 적절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단계: EU 디자인 제도 개혁의 첫 번째 단계 시행 (2025년 5월 1일)
개혁의 첫 번째 단계는 2025년 5월 1일 발효되었으며, EU 디자인법에 여러 가지 중요한 실체적 변화를 도입하였습니다.
등록공동체디자인(RCD)를 ‘등록EU디자인’으로 명칭 변경
이번 개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EU 디자인 제도의 명칭 변경입니다. 기존의 등록공동체디자인(Registered Community Design, RCD) 은 등록유럽연합디자인(Registered European Union Design, REUD) 으로 명칭이 변경되었습니다. 이는 디자인 제도의 용어를 EU 상표 제도(EU Trade Mark)의 명칭 체계와 일치시키기 위한 조치입니다. 또한 새로운 등록디자인 표시 기호인 Ⓓ 가 도입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권리자는 해당 제품이 등록된 EU 디자인권의 보호를 받고 있음을 표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디지털 및 애니메이션 디자인에 대한 보호 확대
기존의 EU 디자인법은 주로 유형의 물리적 제품을 염두에 두고 제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법령은 현대의 제품이 점점 더 디지털화되고 상호작용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디자인"의 정의가 확대되어, 움직임, 전환 및 애니메이션 과 같은 요소도 포함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애니메이션이 적용된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및 기타 동적인 시각 요소도 디자인권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명확해졌습니다.
마찬가지로 "제품"의 정의 역시 확대되어, 물리적 객체뿐만 아니라 디지털 형태로 구현되는 비물리적 제품까지 포함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가상 상품, 가상 환경, 메타버스 자산, 기타 순수한 디지털 제품 등도 이제 EU 디자인 제도를 통해 명시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3D 프린팅 및 디지털 제조에 대한 보호 강화
이번 개혁은 적층제조(additive manufacturing)와 3D 프린팅 기술의 확산에 대응하여 디자인권의 집행 수단도 강화하였습니다.
이제 디자인권자는 보호받는 디자인을 제조 목적으로 기록한 디지털 파일의 무단 생성, 공유, 다운로드 및 배포에 대해 보다 강력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CAD 파일, 3D 프린팅용 파일 등 보호 대상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는 파일의 무단 생성·공유·배포는 물론, 이러한 파일의 유통을 중개하는 온라인 플랫폼에 대해서도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통관 및 위조품 대응 조치 강화
보호 범위는 유럽을 경유하는 위조상품에 대응할 수 있도록 더욱 확대되었습니다.
이제 등록 EU 디자인권자는 해당 상품이 EU 시장에서 판매될 예정이 아닌 경우에도, EU를 경유하는 위조상품에 대해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개정은 EU 디자인권을 EU 상표권과 보다 유사한 수준으로 정비한 것으로, 국경에서의 권리 집행을 한층 강화하는 효과를 갖습니다.
디자인권 침해에 대한 새로운 예외 규정 도입
이번 개혁은 디자인권 침해에 대한 여러 새로운 제한 및 예외 사유를 도입하였습니다.
식별, 참조, 논평, 비평 또는 패러디의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특정 행위는, 해당 행위가 공정한 상거래 관행에 부합하고 디자인권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않는 한, 이제 허용될 수 있습니다.
영구적 수리조항
가장 중요한 상업적 변화 중 하나는 예비부품(spare parts) 과 관련된 것입니다.
개정된 법률은 이른바 "수리조항(repair clause)" 을 영구적으로 도입하였습니다. 이 조항은 복합제품(complex product)을 수리하여 원래의 외관을 복원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되는 특정 부품에 대해서는, 디자인권자가 자신의 디자인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합니다.
이러한 개정은 예비부품 시장에서의 경쟁을 촉진하고, 제품 교체보다는 ‘수리’를 장려함으로써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정책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 예외규정을 이용하려는 제3자는 몇 가지 추가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OEM 부품(정품 부품) 과 애프터마켓 부품중 어느 것을 구매할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당 예비부품의 제조업체를 명확하게 표시해야 합니다.
출원 실무의 변경
2025년 개정은 다음과 같은 중요한 절차적 변화도 도입하였습니다.
- 출원료 및 공개료 체계가 단순화·통합되었으며, 모든 수수료를 출원 시 일괄 납부해야 합니다.
- 복수디자인출원에 포함되는 추가 디자인에 대한 수수료가 인하되었습니다.
- 갱신료가 상당히 인상되었으며, 특히 후반 갱신기간에 대한 인상폭이 큽니다.
- 공개 연기를 신청한 디자인은 연기기간 종료 시 자동으로 공개되며, 공개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연기기간 종료 전에 해당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포기해야 합니다.
- 복수디자인출원에 포함된 모든 디자인이 동일한 로카르노 분류에 속해야 한다는 요건이 폐지되었습니다.
- 하나의 복수디자인출원에 포함할 수 있는 디자인 수는 최대 50개로 제한됩니다.
로카르노 분류 제한의 폐지는 특히 중요한 변화입니다. 이제 출원인은 서로 다른 제품 분야에 속하는 디자인들을 하나의 복수디자인출원에 포함할 수 있게 되어, 출원 전략의 유연성과 비용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2단계: 새로운 시행규칙 (2026년 7월 1일 시행)
개혁의 두 번째 단계는 2026년 7월 1일부터 시행되었으며, 주로EUIPO에 디자인을 출원하고 표현하는 방식의 현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7도면 제한의 폐지
수년 동안 출원인은 EU 디자인 출원 시 7개의 정적 도면으로만 디자인을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제도는 이러한 제한을 폐지함으로써, 출원인이 자신의 디자인을 표현하는 방식에 훨씬 더 큰 유연성을 부여하였습니다. 이는 특히 복잡한 형상을 가진 제품, 여러 사용 상태 또는 위치를 가질 수 있는 제품, 상호작용적 요소를 포함하는 제품과 같은 디자인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이후 EUIPO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정적 도면을 이용한 출원의 경우 디자인당 최대 10개의 도면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및 동적 파일 형식의 도입
아마도 이번 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EUIPO가 애니메이션 및 동적 형태의 디자인 표현을 인정하게 되었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제 출원인은 다음과 같은 형식으로 디자인을 제출할 수 있습니다.
- MP4 형식의 애니메이션 표현
- OBJ 및 STL 파일을 이용한 3D CAD 기반 동적 표현
이러한 새로운 파일 형식은 정적 이미지만으로는 충분히 전달하기 어려운 디자인의 특징을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보호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포함됩니다.
- 애니메이션이 적용된 GUI
- 화면 전환 효과
- 움직이는 부품을 포함하는 제품
-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형태나 구성이 변화하는 제품
- 복잡한 3차원 형상 및 표면
디지털 제품에 대한 보호 기회 확대
이번 개혁은 특히 기술 기업, 소프트웨어 개발사, 게임 기업 및 커넥티드 제품 제조업체에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애니메이션이 적용된 사용자 인터페이스, 가상현실 환경, 디지털 전용 제품, 그리고 움직임에 기반한 시각적 요소를 포함한 제품들은 이제 사용자가 실제로 경험하는 방식에 보다 부합하는 파일 형식을 통해 더욱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즉, 디자인을 정적인 이미지로만 표현해야 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해당 디자인이 실제로 작동하거나 표시되는 모습을 보다 충실하게 반영하여 권리화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다만, GUI 및 디지털 제품 자체는 디자인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 자체는 여전히 디자인 보호의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복수디자인출원에 관한 새로운 규정
EUIPO는 하나의 복수디자인출원에 최대 50개의 디자인을 포함할 수 있다고 확인하였습니다. 다만, 제출되는 파일의 총 용량은 200MB를 초과할 수 없습니다.
디자인 표현의 정정 가능성 확대
과거에는 출원된 디자인 표현에 오류가 있는 경우 이를 바로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개정된 제도에서는 중요하지 않은 세부사항에 관한 수정에 한하여, 등록 전뿐만 아니라 등록 후에도 디자인 표현의 정정이 허용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출원인에게 보다 큰 유연성을 제공하며, 특정 상황에서는 전체 디자인을 다시 출원해야 할 필요성을 줄여 줄 수 있습니다.
출원인을 위한 실무상 고려사항
이번 개혁은 전반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변화이지만, 출원인은 새로운 제도를 활용할 때 몇 가지 사항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적 CAD 형식인 STL 및 OBJ 파일에는 기술적 한계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STL 파일은 색상이나 질감 정보를 저장할 수 없으며, CAD 파일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에 따라 표시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색상, 질감 또는 재질의 특성이 디자인의 중요한 요소인 경우에는, 기존의 정적 도면을 사용하는 것이 여전히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국제출원과 관련된 사항도 고려해야 합니다. 현재 EUIPO는 동적 표현 및 애니메이션 형식을 인정하고 있지만, 전 세계의 많은 디자인 관청에서는 아직 이러한 형식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제출원에서 우선권을 활용할 계획이 있는 기업이라면, 애니메이션 또는 동적 표현을 이용한 EU 디자인 출원과 함께 이에 대응하는 정적 도면도 함께 출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러한 개혁은 기업에 어떤 의미를 가질까?
이번 EU 디자인 개혁은 유럽의 디자인 보호 제도를 대대적으로 현대화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EU 디자인법은 이제 처음으로 디지털 제품, 가상 환경, 애니메이션 및 첨단 제조기술을 본격적으로 수용하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절차적 측면의 개혁을 통해 출원인은 복잡한 디자인을 표현하거나 복수디자인출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훨씬 더 큰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혁신적인 소비자 제품,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 디지털 자산, 가상 상품 또는 첨단 제조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은, EU 디자인 제도에서 새롭게 제공되는 확대된 기회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자사의 디자인 보호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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